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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무사는 대대로 상속한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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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is world, nothing can be said to be certain, except death and taxes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할 것이다)." – Benjamin Franklin

"큰 부자에게는 아들은 없다. 다만 상속인만이 있을 따름이다." ㅡ <유태 격언>

이 세상에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국가라는 구체적 공간, 추상적 영역에 사는 한 방법이 없다. 사업을 하면 더욱 그렇다. 신성한 의무라 하지만, 사실상 그 말은 국가의 강압을 미화한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세금은 신성한 것도, 그렇다고 부당한 것도 아니다. 그저 합리적인 대가인 것이다. 국가의 보호와 도움에 대한 합리적인 반대급부일 뿐이다.

사업자가 세금을 법에 맞게 납부하도록 돕는 사람이 세무사이다. 국가사회를 위한 세무사의 순기능을 우리가 높이 평가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무사의 주요업무는 세무상담, 조세분쟁사건의 심사·심판청구, 세무신고대행, 그리고 기장대행과 재무제표의 작성이다.

홍 세무사라는 사람이 있다. 홍 세무사의 모친께서도 세무사이셨다. 또 모친의 시아버지 즉 홍 세무사의 조부께서도 회계사이셨다. 회계사는 법에 따라 요건을 갖추어 정부에 등록만 하면 세무사 자격이 부여된다.

조부께서는 일찍이 개인세무사 사무실을 차리셨다. 장소는 상인이 대거 밀집한 서울의 동대문시장이었다. 당시 시장의 상인들은 거의 모두 주먹구구식으로 장부를 작성했다. 현대의 장부에 비교하면 그걸 장부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저 단순 메모장이랄까? 그러니 세금을 합리적으로 계산할 자료가 부족했다.

세금의 자진납부도 엉터리, 세무서의 고지서도 엉터리가 많았다. 그저 세금문제가 생기면 적당히 뇌물을 주고 해결하곤 했다.

이에 조부는 상인들을 설득, 기장 (記帳)을 대행해 주고 정기적으로 매월 기장 (記帳)수수료를 챙겼다. 그리고 세금문제가 생기면 그 장부를 바탕으로 세금을 최소화시켜줌으로써 명성을 쌓아 나갔다.

고객도 그를 크게 인정해 주었고, 세무공무원도 그를 세정협조자로 높이 평가 했다. 그러다 보니 세무서와 고객 사이에서 뇌물 전달자의 노릇도 톡톡히 했다. 중간에서 떡고물도 많이 챙겼다.

이제 그를 통하면 안 되는 일이 없는 무소불위의 명성을 쌓게 된 것이다. 고객이 삽시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수입은 대단했다. 그저 기장만 하면 매월 입금되는 기장대행수수료, 거기에다 매월 또는 매년 제출하는 각종 세무신고수수료, 조세분쟁대행수수료, 또 뇌물에서 떨어지는 떡고물까지 수입의 원천은 다양하고 넓었다.

돈이 주체할 수 없게 되니, 조부는 방탕해졌다. 얼마 가지 않아 조부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결국 간경화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병세는 급속히 악화되어 사무실 출근이 어려워졌다.

조부의 고민이 커졌다. 이 큰 세무사사무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사무실의 고객 네트워크는 돈을 찍어내는 알짜 사업이다. 매월 자동 입금되는 기장대행수수료만 따져봐도 그게 얼마인가? 사람들이 눈치 챌까 겁이 나는데…, 집안에 이 귀한 무형자산을 물려 줄 녀석이 없으니…"

조부는 외아들이 있었다. 농수산부 공무원인 그 아들은 다시 1남 1녀를 두었다. 그 중 장녀는 서울음대를 거쳐 미국에 유학 중이고, 아들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물리학과에 재학 중이었다. 세무사라는 직업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희미하나마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조부에게는 서울의 일류 여자상업고등학교를 나온 며느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 며느리는 가끔 자기의 사무실에 들러 장부작성을 도와 준 경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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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중인 시아버지에게 며느리가 나섰다.

"제가 세무사시험에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조부는 반가웠지만 며느리가 합격을 할지 반신반의했다. 며느리는 세무사 시험학원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여상출신이라서 상업부기나 회계이론 시험공부엔 큰 문제가 없었다. 며느리는 세법 등 다른 과목에 목을 매고 공부를 했다.

마침내 며느리는 시험에 합격하였고 얼마 후 시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며느리는 시아버지 사무실을 넘겨받았다. 그냥 동대문시장의 고객들을 공짜로 통째 인수한 것이다.

어느 업종에서 이런 사업을 이렇게 공짜로, 상속·증여세 한 푼 내지 않고 승계할 수 있겠는가?

사실, 고객들은 대부분 세무사 사무실의 주인이 바뀐 것도 모른다. 그들은 그저 세무사 사무실에 거래내역만 알려주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을 그 사무실에서 처리해 주니 다른 것엔 별 관심이 없다.

설사 알더라도 그곳에 있는 모든 장부와 거래기록을 굳이 다른 사무소로 옮길 까닭이 있겠는가? 다른 사무소로 옮기면서 새 세무사에게 업종 등 모든 것을 다시 설명하는 것도 번거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어찌 보면 고객들은 기존 세무사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신세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세월은 또 흐르고 며느리 세무사도 늙어갔다. 며느리에게도 사업승계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며느리는 자기 아들 설득에 나서게 된다. 이 분야와는 별세계에 사는 공과대학생인 아들을 설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들은 완강히 거절하였다. 그러나 아들이 어찌 모친의 간절한 설득을 거부만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시험 삼아 시험을 한 번 보기로 하였다. 거의 1년간 학원 등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들이 별 어려움 없이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그 아들이 바로 홍세무사다. 결국 홍세무사도 동대문시장의 고객리스트를 무상으로 승계했다.

물론 세무서가 눈치 채지 못 하게 처음 몇 년간은 아들을 동업세무사로 등재하였다. 몇 년이 지난 후 어머니는 조용히 은퇴를 했다. 모든 고객은 자연히 아들에게 귀속된 것이다.

여기서 잠시 홍세무사의 수입을 가정해 보자(물론 필자는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매월 기장수수료를 10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현실적으로 세무사들의 수수료는 10만원 보다는 클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수를 300개라 친다면, 기장수수료만도 월 3천만 원에 이른다. 연 수입 3억6천만 원이 보장되는 것이다. 종합소득신고 수수료나 기타 조세쟁송대행수수료는 모두 제외했는데도 말이다.

이 금액을 자본환원율(資本還元率)로 환산해 본다면 여러분은 기절(?)할 것이다.

당신의 부친이 연간 수익 3억6천만 원를 발생시키는 펀드를 당신에게 상속한다고 가정해 보라. 당신이 받는 그 펀드의 규모는 얼마이며, 그에 대한 상속세는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이것이 순이익은 아니다.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이다. 장부기장을 위해서는 경리직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사무실 임차료일 것이다.

어쨌든 세무사의 수입은 기장 의뢰 고객의 수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무사는 고객의 수를 늘리는데 목(?)을 맨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세무사의 고객을 빼앗기란 그리 쉽지 않다.

고객들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무실에 계속하여 잔류하려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세무사 사무실에 잡혀 있는 일종의 인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사무실에 과거의 모든 장부가 있고 또한 그 사무실이 그 고객의 모든 과거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세무사에게로 옮기면 사업내용부터 시작하여 세무장부의 과거 및 현재 그리고 국세청과의 관계 등등 모든 것을 다시 설명을 해야 한다. 매우 번거로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잘못하면 예기치 않았던 다른 문제들도 튀어 나올 수 있다. 구관 (舊官)이 명관 (名官)인 것이다.

따라서, 개업세무사들은 기존세무사들이 자리를 잡지 않은 곳에 사무실을 내야 한다. 제일 좋은 곳이 신도시 등이다. 그곳에서 새로 생성하는 거래처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들과는 다른 일을 주업으로 하는 세무사들도 많다. 예를 들면, 일반 자문이나 쟁송에 주력하는 세무사들이다.

요즘 이렇게 사무실을 통째로 가업 승계하는 세무사 집안이 많아지고 있다. 인력부족, 노사갈등, 경기불황 등 온갖 고통에 찌드는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이 부럽겠는가?

그렇다면, 다른 전문직도 이와 유사한 (사실상의)사업승계가 가능할까?

불행히도 답은 부정적이다. 세무사 업이나 그와 유사한 전문직에만 가능하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무사만이 장부와 신고내역과 같은 인질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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